보험사 1분기 RBC 비율 150% 미만 속출... "금융당국이 나서야"

입력 2022-05-17 08:30   수정 2022-05-17 09:25

올해 1분기 주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생명은 16일 RBC 비율이 작년 말 210.5%에서 올 1분기 131.5%로 79%포인트 하락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손해보험의 1분기 RBC 비율도 122.8%로 전분기 대비 54.1%포인트 떨어졌다.

흥국화재의 RBC 비율은 155.4%에서 146.65%로 소폭 감소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부채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때 계약자에게 지급할 돈이 마련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아야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보유채권 평가액이 줄어 RBC 비율이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 RBC 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보험업법상 ‘적기시정조치’ 등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RBC가 ‘시한부 규제’란 점이다. 내년 새로운 보험 건전성 제도(K-ICS)가 도입되면 보험부채도 시가로 평가돼 당장의 금리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최근 보험사들은 연 4~5%대 쿠폰 금리를 약속하면서 후순위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RBC 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반대로 '큰손' 투자자들은 보험사 후순위채를 끌어모으다시피 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보험사 후순위채에 투자하라며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상황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연말까지 보험사들의 건전성은 더욱 악화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으로 보유 기존 채권을 고금리채로 갈아끼운 효과가 나타나는 건 올해 연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올 2분기 RBC 비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빅스텝' 금리인상을 언급한 만큼 시장 금리가 더욱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매도가능 금융자산 비율이 높은 보험사들이 문제라는 분석이다. 시장 금리가 소폭 올라도 RBC 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DGB생명, 농협생명의 RBC는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지만 3개월만에 급감했다. 교보생명도 전년 말 266.62%에서 3월말 205.0%까지 떨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연 2~3%대인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더 큰 비용으로 조달을 하면서 역마진을 감수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규제 과도기에 있는 보험사들의 성장통을 완화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훈/이호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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